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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온뒤' (12) 매듭을 풀어야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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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 나효진 |
등록일 | 2017-03-29 |
조회수 | 7646 |
“담이 자주 걸려요.” “목이랑 어깨 주위가 항상 뻐근하고 피곤해요.” “아픈 부위가 여기저기로 옮겨 다녀요.” 하루에도 통증을 호소하며 병원을 찾는 분들의 80-90%는 이런 말을 한다.
담? 결린다? 쑤신다? 저린다? 이런 통증의 원인은 어디에 있는 것일 까? 감각과 통증은 결국 뇌가 느끼는 것이다. 뇌까지 감각을 전달하는 것은 신경이다. 신경에 유해 자극이 가해지면 통증이 생긴다. 척수에서부터 나온 신경이 가는 길을 따라 어느 곳에서나 자극은 생길 수 있다. 디스크나 척추관 협착증과 같이 척수 부분에서 신경이 눌린 경우, 통증이 온다. 하지만, 이런 경우보다는 신경이 근육들 사이를 뚫고 지나가다가 눌린 경우나, 근육의 상처 부위에서 생기는 통증이 더욱 흔하다. 즉, 많은 경우, 통증 출발점이 근육에 있다. 지긋지긋한 목, 어깨 통증, 허리 통증의 원인이 결국은 ‘근육’ 안에 숨어 있다. 그런데, 답답하게도 정밀 검사인 MRI나 초음파 검사에서는 정확히 이 부분이 안 보인다. 이런 이유로, 사람들은 근육 안에 문제를 쉽게 무시한다. 하지만, 정확히 짚어 낼 수 없다고 하여 원인이 다른 곳에 있는 건 아니다. 근육 안에 통증을 유발하는 부위가 있는 경우를 ‘근막통증 증후군’이라고들 한다. 무시무시한 디스크 탈출증보다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그렇다고 ‘근육통’ 쯤으로 넘길 일도 더욱 아니다. 단순한 근육통이 아니다. 근육 안에 상처인 ‘통증 유발점’은 쉽사리 사라지지 않기 때문에 쉬면 좋아지는 근육통과 다르다. 컨디션이 나쁘거나, 피곤하면 통증이 재발되어 여간 성가신 것이 아니다. 마사지를 받아도, 물리치료를 받아도 그 때 뿐이고, 자꾸 재발한다면, 의심해 볼 일이다. 해결책은 숨어 있는 상처 부위를 제대로 아물게 해야 한다.
먼저, 상처를 내는 원인부터 알아 보자. 근육은 길이가 줄어 들면서 수축이 일어난다. 하지만, 이외에도 길이는 그대로 있으면서 근육 수축이 일어나기도 한다. 평상시 머리를 앞으로 쭉 빼고 긴장하는 자세는 근육의 길이가 변하지 않는 상태에서, 목, 어깨, 턱 주위의 근육을 수축시킨다. 근육은 팽팽해지고, 굳어져 근육 세포에 혈액공급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게 된다. 결국, 세포가 산소 부족에 빠진다. 산소 부족으로 원활한 대사가 이루어지지 못하면, 좋지 못한 대사물이 쌓이고, 근육에 상처가 난다. 손상이 치유되는 과정에서 흉터가 생긴다. 흉터는 통증 유발점(trigger point)이라고 하여 얽힌 딱딱한 매듭과 같다. 이 매듭은 정상 근육 섬유와 다르다. 누르면 딱딱한 알갱이가 만져지기도 하고, 아프다. 실제 지금의 통증을 일으키고 있진 않더라도, 잠복해 있는 것들도 있다. 문제는 이러한 잠복해 있는 통증 유발점도 컨디션이 안 좋으면, 통증을 일으킨다. 근막통증증후군은 전신근육에 다 올 수 있다. 특히 뒷목, 양측 어깨 죽지, 등허리 부분의 근육에 잘 생긴다.
통증 유발점을 찾는 것은 손이나 도구들로 가능하다. 눌러서 아픈 곳, 누르면 다른 곳 까지 통증이 전달되는 부분을 찾는 것이다. 근육을 손가락으로 눌러서 촉진하고, 근육이 손가락에 잡힐 정도면 집어서 촉진한다. 딱딱하게 굳어 있거나, 압박을 했을 때, 통증이 심하여 깜짝 놀라는 경우에 찾아 낼 수 있다. 이런 반응을 “Jump Sign”이라 한다. 유발점을 손가락으로 비비거나 할때, 튀는 듯하게 꿈틀거리기도 한다. 목 주위 근육을 눌렀더니 머리까지 찌릿하게 아프다. 어깨 근육에 통증 유발점이 있으면 팔이나 손까지 아플수 있다. 엉덩이에 통증 유발점이 있으면 다리가 저리는 듯 하다. 적절히 풀어주지 않으면, 주위로 퍼져 통증의 범위가 넓어지고 만성화되기 쉽다. 또 재발 역시 잦기 때문에 쉽게 보아서는 안 된다.
매듭은 통증의 ‘핵’이다. 통증 유발점은 정상 근섬유와 달리, 스트레칭을 해도 잘 늘어나지 않는다. 탄력을 상실하여 근육이 짧아지면서, 뼈와 붙어 있는 자리까지 당겨, 뼈 부위가 아프게 만들기도 한다. 이런 경우가 사람들이 엘보우, ‘elbow’라고 하는 팔꿈치 통증이나, 발 뒤꿈치 통증의 경우다. 통증 유발점이 있는 근육 밑으로 지나가는 신경을 눌러, 이 신경이 도달해야 하는 근육까지 같이 긴장을 시키기도 한다. 뒷머리가 찌릿거리거나, 무릎이 뻐근한 경우에도 근육에 문제가 있는 경우가 많다. 엉킨 곳은 풀어야 한다. 통증유발점의 치료는 일단, 가능하면 통증을 줄게 하면서, 원래의 근육으로 재생 시키는 것이다. 딱딱하게 섬유화된 결절, 매듭은 쉽게 풀리지 않는다. 병원에서 이런 이유로, 통증 유발점에 주사를 놓거나, 침을 놓는다. 이런 정확한 치료와 함께, 같이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 있다. 그래야만 통증의 뿌리를 뽑을 수 있다.
허혈성 압박 마사지라는 방법이 있다. 피부가 창백해질 정도로 아픈 부위를 찾아 압박한다. 손가락으로 집거나 꾹 누르면 된다. 이렇게 30초에서 1분가량 눌렀다가 떼면 혈액 순환이 오히려 활발해지면서 도움이 된다.
운동 요법도 도움이 된다. 하지만, 통증 유발점은 단순 스트레칭으로 크게 도움이 안 되는 경우도 많다. 유발점을 가지고 있던 근육은 이미 약해진 상태에 있기 때문에 손상 받기 쉬어 과도한 스트레칭은 더욱 손상을 주기도 한다. 근력의 적절한 신축성을 회복하는 것과 혈액, 산소 공급이 우선이다. 근육을 쭉쭉 늘려주면서 힘을 가하면, 예를 들어 목을 능동적으로 쭉 빼주면서 힘주어 늘려 준다. 근육의 길이가 늘어나면서 혈액이 빠져 나갔다가, 다시 이완하면서 다시 유입된다. 근육이 재생된다. 물리치료, 주사치료도 적절히 받자. 병원 치료도 시간 날 때 받아서, 재생을 돕도록 한다. 또 정확한 진단이 먼저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통증 유발점으로 무리하게 여러 부위를 한꺼번에 마사지를 하면 역효과로 통증을 악화시킬 수 있다. 집에서도 시행할 수 있는 근막 통증 해결에 도움이 되는 도구와 방법, 자주 문제가 생기는 근육 부위는 다음 기회에 다시 안내할 예정이다. 근육에 대한 꾸준한 관심과 애정으로 매듭도 풀고 통증에서 벗어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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